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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스토리 [Story] 우리나라가 지속가능한 어업으로 전환하기 위하여 1편
26 Ma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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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3일 발간된 사이언스(359호)에 실린 보고서 ‘Tracking the global footprint of fisheries(수산업에서 발생하는 생태발자국 추적)’는 전 세계 산업형 어선이 미치는 환경적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대형 산업형 어선 약 7만 척의 이동과 어업 활동 시간을 분석하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해양 면적의 약 55% 이상에서 어업이 실시되고 있으며, 이는 농지 면적의 4배, 단일 산업으로는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한다. 한편 대부분 국가에서 이루어지는 어업은 자국의 영해 또는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서 실시되는 반면, 공해상 어업의 약 85%를 차지하는 나라는 단 5개 국가에 불가하다. 이 중 4개 국가가 아시아권 국가인 한국, 중국, 일본, 대만이다(나머지 1개 국가는 스페인이다).

현재 전 세계 어장의 90%에서 허용 최대치나 그 이상을 잡아 들이는 남획(Overfishing)이 이루어지고 있다. 전 세계 어업에서 ‘불법, 비보고, 비규제(IUU)’ 어업은 15~20%를 차지하고 있으며, 경제적 가치로는 100억~235억 달러 정도로 추정하고 있으나, 실제 단속을 피해 거래되는 양은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 추세대로라면, 전 세계 인구가 약 100억 명으로 예상되는 2050년경에는 말 그대로 물고기 씨가 말라버릴 수 있다.
 

 © Jorge Bartolome / WWF


© James Morgan / WWF

한국은 명실상부 어업 강국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산물을 생산하는 국가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수산물 소비량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한국은 어업 생산량에서 전 세계 12위, 양식에서 7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참치라고 흔히 불리는 다랑어는 공해상에서 주로 어획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3번째 많이 잡고 있다. 연간 국민 일 인당 수산물 소비량이 60kg을 넘어서면서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하였으며, 수산물 수입량 역시 전 세계 10위권 안에 들고 있다. 다랑어는 캔과 회로 주로 먹는데, ‘참치캔’ 소비량은 아시아 1위, 횟감용 소비량은 전 세계 3위수준이다. 어업강국이라는 명성의 이면에는 빠른 속도로 어족자원을 고갈시키고 있다는 사실이 숨어 있는 것이다.

최근 TV를 보면 이러한 어족자원과 수산물 고갈은 다른 행성 얘기처럼 들린다. 저녁 시간에 방영되는 생활정보 프로그램에서는 전국팔도 숨은 맛집을 소개하며, 알배기 생선이 얼마나 고소하고 맛있으며 영양이 풍부한지 알려준다. 지역별로 열리는 각종 특산물 축제에 필요한 지역 수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새끼, 성어 할 것 없이 잡아 들이고 있다. 각종 여행프로그램과 낚시프로그램에서는 신선한 해산물을 즉석에서 잡아 먹을 수 있는 명소에 대한 정보가 상세히 나와 있다. 홈쇼핑에서는 전 세계 해역에서 갓잡은 수산물을 간편하게 집까지 배달해 먹을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 우리의 관심은 수산물의 ‘소비’에만 집중된 채, 수산물 고갈은 가끔 뉴스거리로 접하는 “나와 상관없는 문제”로 치부하고 있진 않은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한때는 황금어장이라고 불리던 우리나라 연근해 어장이 각종 오염으로 죽어가고 있는데다 마구잡이 불법 어업까지 성행하고 있어서 어족 자원이 고갈상태에 빠져들고 있습니다….어선 장비라든가 어로기술이 크게 발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선 톤당 어획량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수산자원이 줄고 있는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한편 어민들은 자원을 고갈시키는 불법어업과 함께 해안쓰레기나 공해오염으로 어장 자체가 죽어가는 외부적 요인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위의 기사는 1990년 6월 MBC에서 방영된 뉴스이다. 당시 어족자원이 고갈되는 주된 원인으로 불법 어업과 해양쓰레기, 남획, 해양 오염을 지목하고 있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문제들이다. 여기에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로 인한 수온상승, 해수 산성화, 산호백화 등 사회전반적인 대변혁을 요구하는 문제가 더해져 해양 이슈는 겉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이 문제를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던 것일까? 해결의 실마리를 어떻게 풀어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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