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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성명서] ‘동아시아 빅3’ 국가, 탄소중립 목표 발표에 대한 WWF 입장
13 Dec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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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빅3’ 국가, 탄소중립 목표 발표
– 동아시아 지역 리더십 발휘를 위해선 장기 목표에 걸맞은 단기 목표 수립이 관건



WWF는 한·중·일 3국의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s)가 장기 탄소중립 목표에 부합하도록 수립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10월 28일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이 2050년 넷제로(Net-Zero, 탄소중립)를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선언했다. 단 몇 주 차를 두고 ‘동아시아 빅3’ 국가(한·중·일) 모두 넷제로를 선언함으로써 기후 리더십의 판도가 바뀌게 되었다.

한국의 발표에 앞서 일본과 중국은 각각 ‘2050년 넷제로’ 및 ‘2060년 넷제로’를 목표 수립을 선언한 바 있다. 한·중·일 3개국의 넷제로 선언은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미래의 에너지 시스템과 관련하여 내수 부문에 보내는 강력한 신호라고 할 수 있으며, 구체적으로 발전, 산업, 수송 및 건물 부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강화된 NDC가 필수적

동아시아 빅3 국가 전체의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이 전 세계 배출량의 33%를 차지하며 CO2 배출 경감을 위한 국제적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 국가의 목표 수립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1]

한·중·일 3개국은 강화된 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최대한 신속히, 늦어도 2021년 11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개최 전까지 제출해야 한다. NDC란 각국이 2030년까지 CO2 배출을 50%로 제한하고(단기 목표)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장기 목표) 하기 위한 방안이 제시된 계획을 말한다.

파리협정에 따른 의무의 일환으로 각국은 강화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s)을 유엔에 신속하게 제출해야 한다. 일본은 기존에 제출한 내용이 변경되지 않은 NDC를 제출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환경상은 COP26 개최 전까지 추가적인 정보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하며 “(업데이트될) NDC에는 일본이 과감한 추가적 감축 노력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수치 목표를 담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과 중국은 업데이트된 NDC를 아직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2050 탄소중립 목표가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부문별 정책과 세부 목표로 전환될 수 있으려면 NDC에 상세하게 반영되는 것이 필수적이다.


국경을 초월한 지역 차원의 책무

동아시아 빅3 국가들의 선언은 다른 주요 탄소 배출국들에 모종의 압력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이 따라야 할 높은 기준을 설정하는 역할도 한다.

또한, 동아시아 빅3의 발표가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기후 공약을 강화하도록 어떻게 고무시킬 수 있는지, 만약 가능하다면, 동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넷제로 목표가 향후 한·중·일의 해외 에너지 투자와 관련된 의사결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된다.

넷제로를 달성하려면 석탄화력발전 부문에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역내 장기보유 자산(long-lived asset)에 의한 배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한·중·일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해외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3대 국가이며, 지난 10년간 이들 국가의 석탄화력발전 사업 투자는 대부분 아시아의 신흥경제국들에 집중됐다. 특히 수많은 석탄화력발전 사업 건이 추진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향후 전 세계 CO2 배출량의 대부분이 이 부문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태양광발전 및 풍력발전 비용의 하락으로 훨씬 생산적인 자본투자가 가능해지면서 발전 시스템의 CO2 배출이 비용 효과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년 들어 화석연료 발전 시장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교란된 반면, 풍력발전과 태양광발전은 재생에너지 기반 발전 규모가 2020년 1분기에 3% 증가하는 등 상당한 정도의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의 신흥경제국들은 석탄화력발전을 더이상 선호하지 않아

한·중·일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의 최근 정책 동향을 살펴보면 역내 신흥경제국들이 석탄화력발전보다 청정 재생에너지 기반 발전 사업에 대한 투자를 우선시하고 있다는 징후를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아시아의 신흥경제국들은 석탄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려고 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베트남으로, 발전차액지원제도(FIT: feed-in tariff)를 통해 18개월 만에 말레이시아와 태국을 제치고 동남아시아 최대의 태양광 패널 설비용량을 보유하게 됐다. 금년 7월 베트남 에너지연구소(Energy Institute)는 대중의 의견을 구하기 위해 제8차 전력개발계획(Power Development Plan)의 초안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의 에너지 개발 목표가 제시된 이 계획에 따르면 현재 추진 중인 석탄화력발전 사업 중 7개 사업이 취소되고 나머지 6개 사업은 2030년 또는 2035년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해당 계획에는 재생에너지 관련 목표가 이전 계획보다 훨씬 과감하게 높은 수준으로 설정돼 있다.

또 다른 사례로는 필리핀을 들 수 있다. 한국이 넷제로 목표를 발표한 날 알폰소 쿠시(Alfonso Cusi) 필리핀 에너지부 장관은 석탄화력발전소의 필리핀 내 신규 건설을 잠정적으로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총 12GW 규모로 추진 중인 신규 화력발전 사업 중 8GW 규모의 사전허가(pre-permit) 화력발전 사업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쿠시 장관은 필리핀의 지속 가능한 성장 촉진을 위해 화석연료 기반 기술에서 탈피해 보다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으로 전환하기 위한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후 리더십

동아시아 빅 3의 선언은 동아시아 지역의 다른 국가들도 비슷한 정도의 수준으로 과감한 목표를 약속하고 이들의 장기 목표에 부합하는 강화된 NDC를 제출하도록 고무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한·중·일이 진정한 글로벌 기후 리더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해외 발전사업 투자에 관한 현명한 의사결정으로 대내외적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 선언문 참여
WWF-Korea 사무총장 홍윤희
WWF-Japan 사무총장 토바이 사다요시(Sadayosi Tobai)
WWF International 글로벌 기후·에너지 프로그램 Global Deputy Lead 바네사 페레즈-시레라(Vanessa Perez-Cirera)
 
*위 글은 WWF 국제본부 홈페이지에 기재된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원문은 이 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중국(28%), 일본(3%), 한국(2%), 2020 Union of Concerned Scientists Data: Earth Systems Science Data 11, 1783-1838,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