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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소식] WWF “저소득 국가 플라스틱 생애 비용, 고소득 국가보다 10배 높다”
23 Nov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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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F(세계자연기금)는 새롭게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저소득 국가들의 플라스틱 소비량이 더 적음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 생애 비용이 고소득 국가들보다 10배나 높다고 경고했다. 


WWF가 달버그 어드바이저(Dalberg Advisors)에 의뢰해 11월 발간한 보고서 「Who pays for plastic pollution?(플라스틱 오염의 대가는 누가 치르는가?)」에 따르면 저소득 국가의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은 고소득 국가에 비해 약 3배 적지만 환경, 건강 및 경제에 미치는 플라스틱의 실제 비용은 10배나 더 높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쓰는 건 선진국이, 비용은 저개발 국가가?


플라스틱의 생산 및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은 환경, 건강 및 경제에 많은 비용을 초래한다. 그러나 이 비용은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지 않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저소득 국가의 플라스틱 1kg에 대한 총 생애 비용은 약 150달러(USD)이며, 이는 고소득 국가의 총 생애 비용(19달러)의 8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저소득 국가만 계산할 경우 총 생애 비용이 200달러로 고소득 국가와의 차이가 10배에 달한다.


플라스틱에 숨겨진 실제 생애 비용은 생산(upstream)과 폐기물 관리(downstream)의 최소 수명 비용을 고려하여 2019년 기준 고·중·저소득 국가 간의 비용을 비교해 추산했다. 여기에는 초기 플라스틱의 생산비, 온실가스 배출비, 해양 생태계 복구비, 폐기물 처리비 등 정량화 가능한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즉, 직접적인 생산에 관여하지 않는 중저소득 국가들이 플라스틱 오염과 관련된 비용에 대해 불평등하게 큰 부담을 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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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한 비용 부담의 원인


이같은 불평등한 비용 부담은 현재 플라스틱 밸류체인의 불평등한 구조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1) 현재 시스템에서 중저소득 국가는 플라스틱 제품의 생산과 설계 방식에 대해서 미미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제품의 설계와 생산 라인 등의 결정은 플라스틱 생산이 많은 국가나 고소득 국가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의 상위 레벨에서 이루어진다.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의 약 60%가 일회용 제품이며, 1회 사용 이후 폐기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또한 플라스틱 폐기물의 경우 2019년 기준 단 9%만이 재활용 됐다.


2) 전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플라스틱, 특히 일회용 플라스틱의 생산을 고려했을 때, 중저소득 국가가 수명이 다한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에 가용할 수 있는 기술 및 재정적 역량은 고소득 국가들에 비해 한참 모자란다.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를 줄이지 않으면 중저소득 국가는 플라스틱 오염으로 인한 직접적인 환경 및 사회·경제적 부담을 계속해서 지게 될 것이다. 중저소득 국가가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를 위해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에만 연간 약 260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3) 플라스틱 오염이 우리의 건강, 환경,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고소득 국가와 기업이 책임지게 할 방법이 미비하다. 예를 들어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를 각국에 의무화하는 방법이 있다. 국가와 기업을 아우르는 공통의 의무 없이는 공정한 순환 경제 달성이나 독성 플라스틱을 처리해야 하는 중저소득 국가의 비용은 더욱 가파르게 올라갈 것이다. 


▲공정하고 강력한 글로벌 조약의 필요성

이번 보고서는 전 세계적으로 법적 구속력이 있고 조화로운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중저소득 국가에 힘을 실어주고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해결책을 우선시하며, 보다 공정한 방식의 규칙을 만들 수 있다.


이같은 규제의 예로, 가장 위험성이 높은 고위험 플라스틱 제품, 소재 및 화학물질(독성이 있거나 오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제품)을 규제함으로써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에 대한 자원이 제한된 국가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글로벌 제품 설계 규칙을 통해 제품의 생산지나 소비 지역에 관계없이 모든 플라스틱 제품이 재사용 또는 재활용되도록 설계할 수 있다.


지난 11월 19일, 국제 플라스틱 협약 체결을 위한 유엔 당사국들의 세 번째 협상(INC-3)이 종료됐다. 문제의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규제 대상이나 플라스틱 생산 감축 등 핵심 의무에 대한 각국 정부의 입장이 나뉜 채로 성과없이 끝나면서 큰 아쉬움을 남겼다. 2024년 말까지 국제 플라스틱 협약에 합의할 수 있는 기회가 단 두 차례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WWF는 국제 사회가 다음의 내용을 협약에서 합의할 것을 촉구한다.


  • 위험성이 높고 피할 수 있는 플라스틱 제품, 소재, 화학물질의 금지 및 단계적 폐지 또는 감축
  • 재사용과 재활용 개선을 우선시하는 제품 설계 및 안전하게 유통되는 순환 경제에 대한 글로벌 표준/지침에 대한 글로벌 요구
  • 특히, 중저소득 국가에 대한 충분한 재정 지원, 공공 및 민간 금융 흐름을 통해 효과적이고 강력한 조치


WWF 글로벌 플라스틱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Eirik Lindebjerg는 각 국가의 자발적인 행동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전 세계가 참여하는 강력한 협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고서를 통해 각국 정부의 결정에 의존할 경우 불평등한 부담을 지는 불공정한 시스템을 초래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우리 모두가 더 많은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KEY FACTS In the report

  • 중저소득 국가는 고소득 국가에 비해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이 평균 3배 정도 적지만, 플라스틱의 생애 비용은 중저소득 국가가 고소득 국가에 비해 8배나 높다.
  • 특히, 저소득 국가가 치러야 하는 비용은 고소득 국가의 10배에 달한다.
  • 중저소득 국가는 대기 오염, 열악한 노동 환경, 유해 물질 노출 위협 등 플라스틱 생산과 관련되어 환경 및 사회경제적으로 불균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 지중해에 버려진 플라스틱 병은 1년에 200km를 이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 많은 중저소득 국가, 특히 군소도서개발도상국은 국내 발생 폐기물이나 수입 폐기물 외에도 해안으로 밀려오는 폐기물로 인해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 
  • 환경, 건강 및 안전 규제가 제한적이고, 생산자의 책임이 거의/전혀 없는 상황에서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과 관련된 사망자의 93%가 중저소득 국가에서 발생한다.
  • 2000년 이후 전 세계 플라스틱 폐기물은 두 배로 증가하여 3억 5,300만 톤에 달하며, 전 세계 폐기물의 대부분을 처리해야 하는 중저소득 국가에 과도한 부담을 지우고 있다.
  • 플라스틱 생산에 대한 결정은 주로 고소득 국가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에게 달려있다. 이들은 폐기물을 수출할 수 있고, 플라스틱 오염으로 인한 환경적 영향이나 인간에게 미치는 결과에 대한 부담 또한 비생산 중저소득 국가에 비해 낮다.
  • 일회용 플라스틱은 현재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의 60%를 차지한다. 이 중 대부분은 재활용이 너무 어렵거나 위험한 경우가 많아 폐기물 처리 작업자와 일선 지역사회가 안전하지 않은 작업 환경, 전염병 확산, 홍수 위험 증가에 노출되어 있다. 
  • 잘못 관리된 폐기물로 인한 질병으로 매년 최대 100만 명이 사망하며, 주로 중저소득 국가에서 발생한다.
  • 플라스틱 오염은 홍수 발생 횟수를 높인다. 2005년 7월 뭄바이에서 발생한 홍수는 도시의 배수 시스템을 막는 플라스틱 오염으로 인해 악화되어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 라오스에서는 국민의 약 3분의 1이 플라스틱 야외 소각으로 인한 대기 오염으로 연간 4,400명이 사망하고 있으며, 이는 라오스 전체 연간 사망자의 약 10%에 해당한다.
  • 토양의 미세플라스틱은 농작물의 성장과 영양분 흡수를 저해하여 지역 사회와 농부들의 식량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 대부분 중저소득 국가인 아프리카 국가들은 평균적으로 전 세계 플라스틱 양의 5% 미만을 생산하고 소비하지만, 가장 심각한 환경적 영향을 받고 있다.
  • 연간 최대 4조 2,000억 달러에 달하는 해양 생태계 서비스의 혜택이 해양 플라스틱 오염으로 인해 손실되며, 해양 생태계에 의존하는 전 세계 종사자 3,100만 명이 직접적인 위협에 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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